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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다 알려주는데 왜 공부를 해야 하나요?"라는 아이의 질문에 부모나 교사는 무엇이라 답해야 할까. "챗GPT가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데, 영어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영어 공부시키는 것이 미래의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공부일까?"라는 고민 역시 명확히 답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후, 새로운 혁명이라는 평이 쏟아진 동시에 조롱이나 비판도 상당했다. 이후 시간이 갈수록 챗GPT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했고, 그 외의 AI들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조롱과 비판보다는 새로운 기술에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도대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지난 1월 발간된 '나는 AI와 공부한다'(부제: 우리가 알고 있는 교육의 종말) 저자 살만 칸은 이 물음에 누구보다 선두에서 답하고자 하는 인물이다. 살만 칸은 MIT에서 수학, 전기공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후 엔지니어와 헤지펀드 분석가로 일했다. 사촌 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강의 영상이 유튜브에서 수십억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책에서 칸은 AI와 교육의 만남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흥미로운 대목은 2022년 여름, 오픈AI의 대표 그레그 브로크먼과 CEO 샘 올트먼이 칸에게 먼저 보낸 이메일 등을 공개하면서 함께 챗GPT의 방향을 논의했다는 부분이다. 당시 챗GPT 발표를 4개월 앞두고 있었고, 최종적으로 논의하고자 했던 결과물은 GPT-4였다. 칸은 이후 오픈AI와 협업해 AI 개인교사 플랫폼 '칸미고(Khanmigo)' 개발에 착수한다. 그는 AI를 단순히 문제 풀이 기계가 아닌, "소크라테스 문답법을 활용하는 개인교사이자 토론 상대, 진로 상담자, 학습 코치"로 기능하게끔 설계했다.
칸은 AI 기술이 교사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반박한다. AI가 교사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은 VOD 서비스 등이 나타나기 전에도 같았으며, AI 역시 교사의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AI를 사용하며 교사는 지원 교사 3명을 고용한 것과 같다며, AI가 교사들의 강의 부담을 덜어주고 맞춤형 학습이나 체험 활동, 혹은 토론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처럼 그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걱정 때문에 탐험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면서 "AI가 당신의 자리를 빼앗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에 AI를 다룰 줄 아는 누군가가 빼앗을 것이다"라는 주장을 반복한다.
나아가 저자는 AI가 시험의 형태까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시험은 객관식 위주였던 이유가 채점의 편리성 때문이었다면, 이제 AI가 서술형·토론형 평가까지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시험의 본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투명성이나 데이터 유출 등의 보안 문제는 더 큰 이슈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이슈는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AI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지는 않는다. 칸은 AI 기술의 편향 문제와 정보 왜곡 가능성, 채용 과정에서 AI가 특정 인종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경계한다. 특히 5장 '아이들의 안전 지키기'에서 편향된 정보와 허위 here 정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우려에 동의를 보인다.
또한 자극적인 정보와 알고리즘, 광고 정보로 휩쌓였기 때문에 "나사(NASA)나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은 신뢰할 만한 사이트들은 광고를 끌어들이고 미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영리 기업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며 "반면에 박애주의와 관용, 자선과 관련된 일상적인 활동은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케이블 뉴스 기업들은 편향을 부추길 때, 특히 집단주의를 강화하는 편향을 강화할 때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뉴스 플랫폼들을 더욱 극단적인 방향으로 몰아간다"고 지적한다. 또한 채용과정에서도 AI 기술이 편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사례를 지적하기도 한다.
다만 칸은 "더 중요하게도,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AI와 인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론적으로 AI를 추가적인 점검 수단으로 도입해서 편향을 최소화하고 여러 이유로 인간 관리자가 간과했을 자격 있는 후보자를 다시 검토할 기회를 얻을 때, 우리는 채용이나 입학과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 최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고 낙관하기도 한다.
그는 책에서 내내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AI의 잠재력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는 이를 '교육받은 용기(educated bravery)'라 부른다. "갑작스러운 기술 발전에 맞닥뜨렸을 때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합리적인 두려움을 인정하고 그 기술이 가져올 도전과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서 얻게 되는 용기"라는 개념을 가지고 그는 AI와 더욱 적극적으로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독자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성도 보인다. 살만 칸은 AI 기술의 위험성과 편향 문제를 꾸준히 언급하면서도, AI가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굳건히 견지한다. 독자는 이것이 그가 AI 개인교사 플랫폼 칸미고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인물이라는 점, 오픈AI와 긴밀히 협업해온 커리어 등에서 기인한 시각일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결국 '나는 AI와 공부한다'는 기술의 빛과 그늘을 모두 언급하면서도 낙관적인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 있다. 책 속의 표현처럼 '이미 램프 밖으로 나온 AI라는 지니'를 되돌릴 수 없다면, 지니의 빛과 그림자 모두를 직시하며 지니와 함께하는 법을 배워갈 수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